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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전라도

[군산여행] 여름끝자락에 찾은 아이들 물놀이터 (청암산오토캠핑장 / 임피역)

 

 

 

 

 

어느덧 여름의 끝자락을 지나고 있다.

아직은 한낮에는 햇살이 강하고 더위도 만만치 않지만

밤이 되면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것이 머지않아 가을로 접어들 모양이다.

 

최근에는 군산쪽 여행을 자주하게 된다.    

군산여행책자에서 우연히 알게된 청암산오토캠핑장.

나름 캠핑장 입소문도 괜찮고 우리 가족이 처음 찾는 곳이기도 하여 기대되는 발걸음이다. 

 

동군산IC에서 나와 21번국도를 타고 옥산면사무소를 지나 조금 가면

바로 길가에 캠핑장이 위치하고 있다.

 

캠핑장에 들어서니 관리사무소 직원이 친절히 맞는다.

 첫인상이 중요하다고 해야되나 잘 정돈된 캠핑장의 분위기가 마음에 든다.

 

중앙 물놀이가 가능한 놀이터를 중심으로 

타원형 둘레로 사이트를 구성한다. 

각 사이트들간에 허리춤 닿을 나무로 울타리를 쳐놓아 간섭을 최소화하였다.

 너무 각지지도 않으면서 통일감을 주는 캠핑장의 배치가 좋다.

 

우리가족이 머문 곳은 A20사이트다.

 

 

 

 

 

 

 

 

 

 

 

 

 

 

 

 

 

 

 

 

                                          (출처 : 청암산오토캠핑장 홈페이지)

 

 

 

 

 

 

 

 

 

 

 

 

 

 

 

 

 

 

청암산캠핑장의 매력은 단연 물놀이가 가능한 놀이터다.

중앙광장에 자리하고 있는 놀이터는 바닥에 물을 가두고 여름에는 물놀이를 겸할 수 있고

바로 옆에는 조그마한 분수도 나온다.

우리집 아이들도 도착하자마자 물놀이터로 직행이다.

 

물바구니에 물이차면 바구니에서 쏟아져 내리는 물을 맞으며 

워터파크에라도 온 양 아이들은 그 밑에서 한참을 신나게 논다.

 

 

 

 

 

 

 

 

 

텐트를 다 쳐놓고 노는 아이들을 쳐다보며

햇살이 따가와 중앙 큰나무가 만들어주는 그늘을 따라 의자를 옮겨가며 우리네도 잠시 쉬어본다. 

 

 

 

 

 

 

 

 

 

  

 

 

 

 

 

 

그렇게 캠핑장의 하루가 저문다.

더워서 화로대에 불피우는 것도 포기한다.

 

중앙광장의 잔디밭에서 들리는 풀벌레 소리를 듣는 것 만으로도 좋다.

잔디밭에서 모처럼 베드민턴도 치고, 아이들과 준비해온 과일도 먹으며

한가로운 캠핑장의 밤은 깊어간다.

 

다음날 아침

여느때와 같이 캠핑장에서는 일찍 눈이 떠진다.

조용한 캠핑장 주위를 둘러본다.   

새벽 이슬이 캠핑장과 텐트를 흠뻑 젹셔놓았다.

아직 여명인 새벽,

습기 먹은 상쾌한 공기를 들이마시니 그마저 향기롭다.    

 

 

 

 

 

 

 

 

 

 

 

 

 

 

 

 

 

이른 아침 나만의 시간

 

스토브에 찻물을 올리는 그 달그닥 거리는 소리마져 조심스러운 이른 시간이

나를 돌아보며, 나를 도닥거리는 소중한 시간이 됨은

이 캠핑이 주는 소중한 선물이다. 

 

드럽커피 한 잔과, 책 한 권

 

책장에 꽂혀 있던 오래된 책 한 권을 꺼내들고 이번 캠핑에 함께 하였다. 

이 아침시간 따뜻한 커피와 함께 몇장 넘겨본다.  

 

 

"그리움, 이라고 일컫기엔 너무나 크고, 기다림, 이라고 부르기엔 너무나 넓은 이 보고 싶음.

삶이란 게 견딜 수 없는 것이면서 또한 견뎌내야 하는 거래지만,

이 끝없는 보고 싶음 앞에서는 삶도 무엇도 속수무책일 뿐이다."  (「연어」中, 안도현지음)

 

 

 

 

 

 

 

 

 

 

 

 

 

 

 

 

캠핑장과 인접한 건너 마을 지붕너머로 서서히 해가 떠 오른다. 

 

 

 

 

 

 

 

 

 

캠핑장입구에 넓은 운동장이 있는데 입구에는 잔디보호를 위해선지 출입을 막아 놓았다. 

잔디가 자리잡으면 아이들과 공놀이도 좋을 듯 싶다.

   

 

 

 

 

 

 

 

 

이곳 캠핑장은 텐트외에 카라반에서도 캠핑을 즐길 수 있다.  

 

 

 

 

 

 

 

 

 

 

 

 

 

 

 

 

 

 

 

 

 

 

 

 

 

이곳 캠핑장은 각 사이트마다 수돗가가 설치되어 멀리 취사장까지 가지 않아도 간단한 것은 씻을 수 있다.

아마 별도 배수로까지 있는 걸 보면 처음부터 카라반 사이트를 계획했던 건 아닐까 싶다. 

그래도 수돗가가 바로 옆에 있으니 편한 맛은 있다.

 

 

 

 

 

 

 

 

 

 

 

 

 

 

 

 

 

 

 

 

 

한바퀴 돌고 텐트로 돌아오니 둘째가 일어난다.

둘째가 나가자고 하여 다시 한번 캠핑장 산책에 나선다.

 

돌아오는 길에 둘째가 어제 놀던 물놀이터 앞에 선다. 

오늘도 놀 수 있기를 그려 보는듯 해서 그 모습을 보니 웃음이 난다.

 

 

 

 

 

 

 

 

 

 

 

 

 

 

 

 

 

 

 

 

 

 

 

 

 

 

 

 

 

 

 

 

 

 

고여있던 물을 빼내고 청소를 하고 다시 깨끗한 물로 채운 후 물놀이터는 다시 개장(?)되었다.

아이들은 개장전부터 벌써 기대에 찬 모습으로 놀이터 주위를 왔다갔다 한다.   

아침을 먹고 텐트를 걷는 동안 우리 아이들도 또 한참을 물놀이에 빠져 여념이 없다.

 

시원하게 아이들은 물놀이를 즐기는 동안

머리위까지 올라온 햇볕을 느끼며

텐트 정리에 여름끝자락의 더위를 느낀다.

 

캠핑장에서 나오며 관리인에 "잘 지내다 갑니다." 하니 환하게 웃어준다.

 

 

캠핑장 근처의 국수집이 유명하다고 하여 가봤지만 일요일에는 휴무라고 하여    

다시 면소재지로 나와 근처의 수수한 국수집에 들린다.

멸치국수와, 열무국수, 비빔국수, 만두를 시켜 점심을 대신한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동군산IC근처 임피역에 들려본다.

 

일제시대 호남의 곡물 수탈을 위한 창구로 활용되었다지만 지금은 한적한 기차가 서지 않는 간이 역사로 남아

간간히 옛 역사에 관심있는 이들을 반긴다. 

 

 

 

 

 

 

 

 

 

 

일제강점기 전라도 농산물을 군산항을 통하여 일본으로 반출하는 중요 교통로의 역할을 담당한 수탈의 아픈 역사를 지닌 역이다.
1912년 호남선의 지선인 군산선에 위치한 「임피역」은 본래 임피 읍내리에 세워져야하는데 읍내리 유림(儒林)들이 풍수지리적인 이유로 반대하여 술산리를 경유하게 되고 1936년 경에 군산선 철도역사로 건립되었으며 1995년 4월 1일 배치간이역으로 격하되었고, 2005년 9월30일 화물 취급이 중지되었다.
2002년에 등록문화재 제 208호로 지정된 「임피역」은 건축 당시 농촌지역 소규모 간이역사의 전형적 건축형식과 기법을 잘 보여주며, 원형이 비교적 잘 보존되어 있고 현재는 객차전시관·시실리광장·방죽공원을 조성하고 재래식화장실·우물터·오포대 등을 만들어서 이 고장 출신 소설가 채만식의 작품의 이야기와 엮어서 관광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출처 : 군산시청 문화관광 홈페이지)

 

 

 

 

 

 

 

 

 

 

 

 

 

 

 

 

역사 안으로 들어가본다.

하얀 색으로 칠한 역사 내부는 당시 역을 이용하던 사람의 모형과 의자들, 목탄난로가 전시되어 있다.

 

십여년 전만 해도 이곳 간이역에는 사람들로 북적거렸으리라

일제시대에는 쌀 수탈의 억울함으로 

이후에는 군산, 전주로의 통근 통학열차를 이용하는 이들과, 

군산등지에 내다 팔 짐 봇다리를 짊어지고 이곳을 찾았을 우리 부모님들의 삶의 애환이 담긴 현장이기도 하다.    

  

 

 

 

 

 

 

 

 

 

 

 

 

 

 

 

 

 

 

 

 

 

 

 

 

 

 

 

 

 

 

 

 

 

 

 

 

 

 

 

 

 

 

 

 

 

 

 

 

 

 

 

 

 

 

 

 

어릴적 기차를 타면 직사각형의 승차표에 승무원이 펀치로 구멍을 뚫어 승차확인을 해주었던 것이 생각난다. 

나도 그 기차표를 손에 꼭쥐고 방학이 시작되면 그리던 시골집을 찾았던 적이 있었다.

 

 

 

 

 

 

 

 

 

 

 

 

 

 

 

 

 

 

 

 

 

 

 

 

 

 

 

 

 

 

 

 

 

 

 

 

 

 

 

 

 

 

 

 

 

 

 

 

 

 

 

 

 

 

 

 

 지금은 기차가 서지 않는 간이역사로만 남아 있지만

마침 장항선 열차가 지나는 것을 보니 괜스레 반갑고도 묘한 기분이 든다. 

우리 딸아이도 기차가 지나는 것을 한참 쳐다본다.

 

 

 

 

 

 

 

 

 

 

 

 

 

 

 

 

 

 

 

 

 

 

 

 

 

 

 

 

 

 

 

임피역사 옆으로는 재래식화장실과 우물이 있다. 

재래식 펌프에 물을 부어가며 펌프질을 하니 이내 시원한 물이 꽐꽐 솓아진다.

우리 아이들이 신기해 하는 것을 보니 이도 세대차이인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

잠시 차에서 내려 길게 이어진 철로를 바라본다.

 

 

 

 

내가 맑고 고요한 강을 노래하고

돌아서면, 강은

붉은 홍수의 강이 되어 웃고 있다.

 

내가 절망의 시를 쓰고

돌아서면, 시는

맑은 별빛이 되어 나를 보고 있다.

 

우리의 삶이 아름다운 건

시시각각 죽어가고 있기 때문

나 아닌 나와의 다툼에서

찾을 수 있는 나.

힘겹게 걸어온 걸음들이

오히려 다정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스스로 만든 틀 속에 자세를 잡고

돌아보면, 나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저만큼 가고 있다.

 

                                                                       (서정윤 시집 「나를 찾아 떠난길」중 "돌아보면"에서)

 

 

 

 

 

 

 

   - 청암산오토캠핑장 홈페이지 : http://www.cheongamsancamp.co.kr/

   

    - 군산시청 문화관광 홈페이지 : http://tour.gunsan.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