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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충청·세종

호젓한 겨울 부소산 숲길을 걷다 (부여 부소산성, 관북리유적지)








가벼이 걷고 싶어지는 마음이 들면 종종 부여로 향한다.

집과 그리 멀지 않아 부담 없고 그렇다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은은한 맛이 있는 곳이 부여다.

길거리는 겨울이라 그런지 차들도 많지 않아 한가롭다.


부소산성 정문으로 들어선 후 호젓한 산책길을 따라 걸으며

영일루, 반월루, 사비루, 백화정, 멀리 백마강이 내려다보이는 낙화암 난간에 다달은 후 

흐르는 강을 내려다보며 잔숨을 고른다.

몇번 찾아온 곳이라 특별할 것도 없지만 숲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족하다.


깔끔하게 깔아놓은 돌길을 걷는 것도 좋지만 사이사이 소나무 우거진 숲길로 접어들어

이 겨울 바짝 마른 솔잎을 밟으며 걸어보는 것도 참 운치있다.   

부소산은 조급하게 무슨 볼거리라도 찾을 마음으로 오른다면 시시하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한가롭게 걷기에 이만한 숲길도 흔치않다.

다음번에는 반월루에 올라 부여읍을 내려다 보며 달구경이라도 해볼까 한다.


산성 서문으로 빠져나와 왕궁터인 관북리유적지를 둘러본다.

겨우내 색바랜 잔디밭 넓다란 지표에 자리한 유적지에는 표식이 없으면 이곳이 유적지인가 싶다.

그래도 부소산을 등지고 부여읍내를 내다보며 자리한 터는 자못 왕궁터 폼새는 있다.

어쩜 철저하게 파괴되었을 제국의 말미에 무엇인들 제대로 서있었겠는가


부소산성에서 나와 부여 전통시장으로 향한다.

    시장안에는 방송에서 유명새를 탄 식당도 있지만 불연듯 팥죽이 먹고 싶어 찾은 곳

시장건너 골목에 있는듯 없는듯 자리한 팥죽집으로 들어선다.

한구석에 자리하고 맞이한 스테인레스 그릇에 담긴 뜨끈한 팥죽 

새알 담긴 팥죽을 앞에 두자니 어릴적 가족들과 집에서 먹던 팥죽이 생각난다.

밖을 보니 벌써 어둠이 내려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