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씩 시원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가을 초입
부담 없이 천천히 걸어보고픈 길을 찾아 간 곳이 문경새재 과거길이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점심때가 다 되어 주차장 인근에서 식사를 하고 넓게 난 흙길을 따라 오른다.
숲길을 따라 걸으면서 풍성해지는 생각들,
숲이 주는 아늑하고 편안한 감정의 이완이 요즘들어 더욱 '걷기'에 빠져들게 만든다.
명성에 걸맞게 문경새재의 과거길은 나에게 기분좋은 해방감마져 준다.
옛길 박물관을 지나 조금 오르면 제1관문인 주흘관에 도착한다.
넓게 펼쳐진 잔디광장앞에 문경새재 과거 길이라 명함을 내민 표시석이 우리를 반긴다.
주흘관을 지나 문경새재 오픈세트장은 내려오는 길에 시간이 되면 다녀가기로 하고 그 길을 따라 계속 천천히 오른다.
조령원터를 지나 교귀정에 이른다.
길가에 제법 운치있게 서있는 정자가 업무를 인수인계하는 곳이라니
딱딱한 사무실에서 보다는 좋겠다 싶지만 특별한 사유라도 있는가 잠시 생각해본다.
오르는 내내 계곡과 길가 수로에서는 이 물이 다 어디서 나오는가 싶게 시원스레 물이 흐른다.
가려진 잎새사이로 살금살금 부는 바람을 따라 햇살이 들어왔다 나갔다를 반복하고
물 흐르는 소리와 바람소리가 어울려져 길을 걷는 내내 시원한 감성으로 날 꽉 채운다.
조곡폭포를 지나 제2관문인 조곡관에 도착한다.
조곡교를 배경으로 나무에 둘러쌓인 관문이 멋지다.
관문을 통과하여 뒤편으로 쉼터가 있다.
시간을 보니 벌써 3시가 넘어서 3관문까지 가기에 무리가 될 듯 싶어 발길을 돌린다.
대신 내려오는 길에 촬영세트장에 잠시 들려본다.
우리 아이들이 힘들다고 하더니 쉬엄쉬엄 걸었던 거리가 9km가 넘었다.
4시간여를 걷는 동안 이길이 아스팔트였다면 이렇게 기분좋게 걸을 수 있었을까 싶다.
한참을 걸으면서도 지루하지 않았던 이 길이 그토록 많은 사람들의 발걸음을 담는 이유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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