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 상림숲은 찾아보고 싶은 곳 중 한 곳이었는데 이번 여행길에 찾게 된다.
인공적인 조림이었지만 세월이 흐름으로 자연이 되었다
함양읍의 위천가를 따라 조성된 숲인데 이 숲은 신라 진성여왕 때 최치원이 함양태수로 있을 때
홍수피해가 커 강둑을 쌓고 그 강가로 나무를 심어 만든 인공림으로 지금에 이르렀다 한다.
홍수라는 자연의 피해를 막기 위해 또 다른 자연을 만든 선조들의 노고가 이 숲에 묻어나는 듯 하다.
계절은 서둘러 지나가 단풍든 오색 잎새는 보지 못하지만
떨어진 낙옆들이 길 바닥에 지천으로 깔려 이 가을의 끝자락을 누렇게 물들이고 있다.
흐린날 하늘이 잠시 짬을 내어 푸른빛을 내어준다.
그 아래 마지막 남은 단풍잎이 보란듯 펼쳐져 이 가을 한 날 다하지 못한 아쉬움을 달랜다.
숲의 가운데에 문창후 최선생 신도비가 서 있다.
홍수를 막고 숲을 만든 공적을 기리기 위함이다.
상림의 중앙부를 따라 물길이 나 있다.
만추의 낙옆들이 그 물길마져 덮어 버렸다.
조금 쉬어 가보려고 여행길을 나섰다가도
하나라도 더 보려고 그마져 쉬지도 못하고 바삐 움직였나 보다.
낙옆진 상림 숲길을 한없이 걷고 싶어 길가 의자에 앉아 있는 아이들과 아내를 재촉한다.
어쩜 우리 아내가 이 숲을 보는 방법에서 나보다 더 현명했다라는 것을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느끼게 된다.
무심결에 난 이 곳에 앉아 쉬면서 즐기려고 했는데...하는 와이프의 말이 떠 오른다.
이 상림은 그런 쉼의 자리여야 됐다.
그런 의미에서 함양에 사는 이들은 행복한 숲을 가졌다.
그래도 일상으로 돌아 와야 하는 길이기에 아쉬운 발걸음을 집으로 돌릴 수 밖에 없었지만
함양 상림숲은 계절이 바뀌면 다시 찾고 싶은 숲이 된다.
상림의 가을,
잎을 떨군 이 숲은 벌써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초록의 기다림을...
- 함양 상림 안내 (함양군 문화관광 홈페이지) http://tour.hygn.go.kr/program/tour/tourinfo/outTourInfo.asp?cate=T0700&idx=282
'여행 > 경상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안동여행] 유교랜드 / 안동 월영교 (0) | 2017.08.22 |
---|---|
[문경여행] 쉬엄쉬엄 문경새재 과거길 걷기(주흘관-조곡관/오픈세트장) (0) | 2016.10.04 |
[함양여행] 지리산 아래 가을흔적이 머문 곳 2 (벽송사/서암정사/지리산제1문) (0) | 2015.11.23 |
[함양여행] 지리산 아래 가을흔적이 머문 곳 1 (지리산자연휴양림) (0) | 2015.11.22 |
[산청여행] 한방테마가 있는 산청동의보감촌 (0) | 2015.11.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