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캠핑은 무주에 있는 덕유대야영장 5영지 24번 사이트다.
여름철 캠핑으로 숲속에 자리하고 있는 덕유대야영장은 최적의 장소가 아닐까 생각된다.
대충 자리를 펼치고 아이들과 계곡으로 향한다.
유난히 더웠던 올 여름의 끝자락을 그나마 구천동계곡에서 발이라도 담그며 보낼 수 있다.
산속 야영지는 여름철이라고 해도 금새 어두워진다.
간단히 저녁을 먹고 숲속의 밤을 맞이한다.
더위가 무색하게 시원함을 즐기고 있는데 한두방울씩 떨어지던 빗방울이 금새 거친 폭우로 변한다.
우중캠핑의 맛을 즐길 새도 없이 쏟아지는 비를 피해 타프안으로 물건을 옮기고 배수로를 정비하느라 한동안 정신이 없다.
시원한 빗줄기는 어느덧 가늘어지고 비온뒤 숲은 한층 시원해 진다.
찻물을 올리고 습기먹은 캠핑장의 시원한 밤 공기를 맞으며 커피한 잔.
이른 새벽녘, 구천동계곡으로 산책을 나선다.
아침 숲속길은 한가로이 걷기에 더 없이 좋다.
가끔 이른 아침 나와 같은 아침을 즐기는 이들과 마주칠 때도 있지만 거의 인기척이 없는 길을 걷다보면
그 길의 주인은 어쩜 내가 아니라 숲이요 그 숲에서 살아가는 동식물들이다.
오히려 나는 그 숲의 이방인에 불과하다.
그럼 나는 그곳의 질서에 위배되지 않도록 조심스레 걸으며 마침 지나가는 청솔모라도 볼라치면 우선 가는 길을 양보해야만 한다.
숲을 따라 지나가는 바람을 마추치기라도 한다면 그 바람길을 가만히 느껴보기만 하면 된다.
그러나 이 숲도 어쩜 자연스럽지는 않은 것이 포장도로이며 데크길이다.
자연스런 흙길을 밟고 싶어 자연탐방로인 구천동옛길을 따라 캠핑장으로 내려간다.
비온 뒤 흙길은 더 푹식하다.
내려오다보니 어느새 해가 뜬다.
숲속에 비취는 햇살은 언제라도 싱그럽다. 산새들도 아침 채비에 분주해진다.
새벽녘 검푸르고 무섭게 흘러가던 계곡물도 햇살이 비추니 밝고 청량감있게 흘러간다.
다시 캠핑장으로 돌아온 뒤 아직 새벽이슬이 타프에 가시지 않았다.
잠시 날이 개지만 다시 소나기라도 내릴 모양이다.
서둘러 텐트를 걷은 후 의자만 펼쳐두고 조금이라도 더 숲속공기를 마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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