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집에서도 멀지 않고 한적한 내 나름 즐겨 찾는 출사지가 종학당이다.
종학당의 입구에 서면 멀리 햇살에 반짝이는 저수지가 내려다 보이는 풍경이 보기에 좋다.
정갈하게 갈아놓은 흙이 드러난 논밭은 머지않아 농부의 땀으로 이내 푸름으로 덮일 것이다.
정수루의 한편 담장 밑엔 짙은 다홍빛의 홍매화가 소담스럽게 피어 있다.
수술을 길게 늘어뜨리고 다홍빛 잎을 가지마다 펼쳐 놓아 오는 이들의 이목을 끈다.
백록당 뒤꼍으로 돌아서니 하얀 매화와 산수유나무도 봄을 알리며 향긋한 내음에 이리저리 벌들을 모아 들인다.
아직 푸름이 돋지 않은 배롱나무는 해마다 조금씩 여위어 가는 것 같아 못내 아쉬움이 든다.
종학당의 백미는 그래도 배롱나무꽃 핀 여름이라 오래오래 수령을 다하길 바라본다.
공기도 따스한 게 긴 겨울이 지나가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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